배우로서의 연륜이 만든 여유인 건가? 그게 아니라면 결혼이나 출산처럼 최근 겪은 인생의 경험 때문에? 둘 다. 배우로서든, 개인적으로든 결과적으로 제가 느끼는 감정은 감사하다는 거예요. 인터뷰를 하는데 단 한 줄로만 답할 수 있다면 요즘 감정은 '감사합니다'예요.
개인적으로 결혼 적령기를 지나고 나니까 오히려 결혼에 조급해지지 않는다. 정말 내가 만나야 할 그 사람이 아니라면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오히려 확실해진다고 해야 할까. 어떻게 결혼을 결심하게 됐는지 궁금하다.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인 것 같아요. 사랑이라는 말이 너무 난무하죠. 흔해 빠진 표현이 돼버려서 깊이 와 닿지 않을 수 있어요. 하지만 역시 서로에 대한 사랑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. 누구한테는 너무 얇을 수도, 누구한테는 너무 두꺼울 수도 있는 게 사랑이잖아요.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다 달라서 한마디로 단정하기에는 애매한 단어고. 뭐라고 얘기는 못하겠지만 서로 감싸 안을 수 있고, 서로 쉬어 갈 수 있는 그늘이 되는 게 사랑이 아닐까? 결혼에서도 사랑이 있어야 서로 힘들 때 끊어지지 않는 끈이 될 수 있는 것 같고요.